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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공간 스프링클러 헤드 설치 논란 "대책 시급"

비단장사 왕준호 2011. 7. 29. 22:08

피트공간 스프링클러 헤드 설치 논란 "대책 시급"
- 소방시설관련 6개 단체ㆍ소방방재청 관계자 모여 회의 개최
- 관련단체 “피트공간 스프링클러 헤드 설치 필요성은 공감”
- “준공 코 앞에 둔 건축물은 별도 대안 마련 시급해” 관련단체 호소
- 소방방재청, 현장 어려움 고려해 내부적 검토 추진키로
 
최영 기자

건축물 피트 공간에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해야 한다는 소방방재청의 행정조치(관련기사 소방방재신문 7월 10일자-559호)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자 급기야 관련단체들과 소방방재청 관계자가 머리를 맞댔다.
 
이에 따라 최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준공을 눈 앞에 둔 건축물과 기존 건축물의 피트공간 스프링클러 헤드 적용에 대해 소방방재청이 재빠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방시설관련 6개 단체와 소방방재청 관계자들은 26일 한국소방공사협회 회의실에서 소방방재청의 ‘피트 공간 스프링클러 헤드 기준 적용 지침’과 관련해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자리에는 소방단체총연합회, 한국소방공사협회, 한국소방기술인협회, 한국소방기술사회, 전문소방설계감리업협의회, 소방시설관리유지협회 등 총 6개 소방관련 단체 대표가 참여했으며 소방방재청의 이강일 방호과장, 임동권 계장, 김봉춘 반장, 소방제도과 김조일 계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진행된 회의에서 피트공간에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해야 한다는 근본적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가 설명하자 소방시설단체들은 피트공간에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해야 한다는 점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하지만 준공을 눈 앞에 둔 건축물 및 기존 건축물의 소화설비 적용 방안과 향후 우려되는 관련 기술인들의 책임 논란에 대해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관련단체의 지적이 잇따랐다.

관련단체, “준공 앞둔 건축물과 과거 건출물 문제 심각해”

한국소방기술사회 강병호 회장은 “피트공간에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나 준공이 시급한 건축물은 촉박한 시간과 예산의 부재 등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며 “준공이 시급한 건축물과 과거 지어진 건축물에 대한 별도의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국소방기술사회 강병호 회장, 한국소방기술인협회 이상용 회장, 전문소방설계감리업협의회 박종한 회장     © 최영 기자
이어 한국소방기술인협회의 이상용 회장도 “어떠한 행위를 할 때에는 예측이 돼야 하는데 시설업 또한 설계도서나 설치계획서가 작성돼 예산이 반영되는 것이 순서”라며 “현재는 이러한 것이 작성되지 않고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시행하도록 해 직접 관계된 사람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때문에 언제 어떻게 해야 한다는 예측 가능한 조치가 필요했다”며 “건축주나 시설업자, 기술자 등은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전문소방설계감리업협의회 박종한 회장은 “소방시설을 설계하는 입장에서는 피트공간에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하는 것을 공감한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현태 상태는 설계를 하는 곳과 공사가 진행되면서 변경하는 곳, 내일모레 당장 준공하는 곳, 몇일 전 준공한 현장 등 다양한데 모두 이번 행정조치를 대처하기 위한 방법이 다르다”며 현 실태를 설명했다.

설계 및 감리 단계 등의 다양한 현장 중에서 막바지에 다다르지 않은 곳은 설계변경 등을 통해 피트공간 스프링클러 헤드 설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준공을 바로 앞에 둔 건축물이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 박종환 회장의 설명이다.

특히 박 회장은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내일 당장 준공해야 하는 건물이고 이러한 건물의 준공은 하루가 시급하고 준공여부에 따른 손해도 크기 때문에 해결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준공을 내주고 경과를 둬 어떻게든 해결을 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금까지 기존 시설은 왜 안했나?” 책임론 불가피

이날 회의에서 기술인들은 과거부터 국가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피트공간에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해야 했지만 지금까지 누락해 왔다는 소방방재청의 해석에 대해 향후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 한국소방기술사회 오상환 감사     © 최영 기자
오상환 소방기술사는 “지금까지 20~30년간 해 온 것을 갑자기 잘못됐다고 하니 책임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책임문제는 과거는 물론 당장 준공한 것도 마찬가지이고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오랜기간 소방시설을 적용하지 않던 피트공간은 그동안 소방방재청이나 소방관서 등을 통해 해석받은 질의회신 등의 조치에 따라 이뤄졌음에도 이제와서 잘못된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설계자와 감리자, 시설관리업자, 소방관서 관계자 등의 책임론 문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문소방설계감리업협의회 조용식 부회장도 “설계를 31년간 해오면서 피트에 스프링클러 헤드를 반영한 적은 없었다”며 “현재 거의 모든 건축물은 피트공간에 스프링클러 헤드가 없었고 이번 지침으로 인해 부랴부랴 적용하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전문소방설계감리업협의회 조용식 부회장     © 최영 기자
특히 조용식 부회장은 “책임론은 소방방재청하고 각 소방서와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지침 이후 지자체 등 타 기관에서 감사를 나오게 되면 기술인은 물론 소방관서에서 허가를 내 준 공무원까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소방설계감리업협의회 박종한 회장 또한 “지금에 와서 피트공간에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논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따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에 준공이 완료된 곳도 ‘준공되기 전에 무엇을 한 것이냐’는 설계자와 감리자에 대한 책임문제가 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으로 기술인 중 누군가는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강행을 하라고 한다면 사회적인 책임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소방방재청, “최대한 현실성 반영토록 검토하겠다”

▲ 소방방재청 이강일 방호과장     © 최영 기자
6개 소방관련 단체에서 이 같은 심각한 문제점들에 대해 호소하자 소방방재청 측은 최대한 현실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소방방재청 방호과의 이강일 과장은 “피트공간은 스프링클러 헤드를 적용하던지 아니면 타 용도로 쓰지 말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조치해야 하는 것이고 기존 건축물과 준공, 향후의 건축물 모두 적용해야 한다”며 “다만 준공이 시급한 건축물이 문제이다”고 말했다.

이강일 과장은 이어 “과감하게 준공이 임박해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몇 개월의 유예를 주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검토가 필요하다”며 “과연 국민적 시각에서 문제가 있고 가능한 부분인지 소방방재청 직원 및 일선 직원들과 함께 검토를 진행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만간 소방방재청에서 준공을 눈앞에 둔 건축물과 기존 건축물, 향후 책임론에 대한 매끄러운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방방재청 방호과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회의에서 도출된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 소방정책국장 등 상부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영 기자 yong@fpn119.co.kr